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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헤어질 수 있을까? 처음 담배를 배운 건, 고2 여름 무렵이었다. 건대입구, 당시에는 화양리라고 더 알려진 곳에 친구들 끼리 한잔하러 모였다. 나보다 담배를 먼저 배운 친구가 내 맞은편에 앉아서 멋들어지게 말보로 레드를 꺼내 담뱃불을 당겼다. 그리고 쭉 열기가 빨려들어가는 모습, 후~ 하고 나오는 연기를 갑자기 동경하게 되어, "나도 줘봐" "너 안피잖아, 처음 피면 못필걸?" 근데 신기하게도 켁켁거림 하나도 없이 무난하게 폐 깊숙히 연기를 넣었다 후~ 하고 불 수 있었다. 마냥 핀 사람 마냥, 그날 부터 1일 이었다. 당시에는 식당, 술집, 당구장, 카페 어디든 흡연석이 있었기네 대학시절을 지나, 군대, 직장 초년생까지 쭉 폈었고, 심지어 집에서도 담배를 빨았다. 침대 머리 맡에는 재떨이를 대신하는 머그컵이 있었고, 거기.. 2025. 10. 8.
Creative Director 역할에 대한 단상 우리 회사를 비롯한 많은 패션 대기업들이 PLM 도입을 시도했다가 접거나, 반쪽짜리 PLM을 사용하고 있거나, 아예 사용을 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패션회사에서 PLM 도입에 많은 장애물들이 있겠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투명하고 공정한 Creative 활동과 평가이다. 우리 회사만의 문제도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문화적인 문제도 아니다."디즈니만이 하는 것"이라는 밥 아이거의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디즈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사업부가 암흑기를 걸을 때, 밥 아이거는 경쟁사인 픽사의 문화와 디즈니의 문화를 비교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디즈니 사업부에서는 주요한 창작자들이 돌아가면서 작품을 맡고, 다른 창작자들이 중간 결과물에 대한 비판을 삼가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에 반.. 2025. 9. 26.
대기업에서 이커머스 조직의 존재 이유 내가 이커머스를 리딩했던 기간은 햇수로 7년이다. 다른 이커머스 리딩 경험과 다른 특징이라 한다면, 1) 온오프라인 리테일을 모두 하는2) 브랜드/유통 대기업에서 사업부들 중의 하나의 사업부로 이커머스를 꽤 오래 리딩했다는 점이다.지금 이커머스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대기업들 중에서 이커머스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부를 수 있는 온라인몰이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이커머스에서 "성공"이란 무엇인가 정의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일 수 있는데, 거래액 규모가 크거나 이익을 많이 만든다거나 MAU가 많다거나 여러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량적으로 정확하게 한 지표로 측정할 수 없지만 아마 이커머스에서 "대성공"이라 한다면 "압도적 시장지배력"이라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쿠팡이 그렇고,.. 2025. 9. 25.
국내 패션 시장에 대한 단상 앞으로 명품 브랜드를 제외한 국내 패션 전문 기업들은1) 오래된 브랜드들의 리브랜딩 성공 여부2) 인디브랜드와 협업/ 투자/ 육성 등 신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 여부3) 패션 ecosystem의 혁신 성공 여부이 세 가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할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는 or 조건이 아니라 and 조건이구요. K뷰티가 글로벌에서 성공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 조성되어 있는 뷰티 산업의 ecosystem이 end to end로 너무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아이디어와 자본만 있다면 누구나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하지만 K패션은 그렇지 못합니다.전통적인 디자인 방식과 문화, 의사 결정 과정, 원단/봉제 등 제조 효율성 등으로 인해 잘 나가는 인디 브랜드들도 5.. 2025. 9. 24.
독서하기 6화 – 읽다 보면, 쓰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그냥 읽는 게 다였다. 재밌는 책을 발견하고, 좋은 문장을 만나고,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책을 읽으며 자꾸 밑줄을 긋게 됐다. 내가 정말 명저라고 생각하는 책들 중 하나인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에서 "수치 없이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밑줄을 그었다. 팩트풀니스는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정말 크게 감동 받은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에서는 "과거는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대단치 않은 유령에 불과했다. 무게를 지닌 것은 미래뿐이었다"는 문장에 마음이 머물렀다. 배움의 발견은 몰몬교 집안에서 현대 사회와 격리되어 자란 소녀가 점차.. 2025. 6. 26.
독서 하기 5화. 꼬리를 물어가면서 독서 범위를 넓혀보자. 『아무튼, 술』이라는 책이 있었다.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땐,그저 가볍게 읽은 에세이 한 권이었는데,이상하게 문장이 자꾸 떠오르고,내 얘기 같고, 내 친구 얘기 같고,그래서 다음 책이 궁금해졌다.📖 한 권의 책이 또 다른 책을 불러냈다『아무튼, 술』을 쓴 김혼비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졌다.그래서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를 찾아 읽었다.술 얘기하던 사람이 축구 얘기를 하니까 이상할 법도 한데,똑같이 유쾌하고, 날카롭고, 웃기고, 따뜻했다. 그러다 『내가 너의 첫 문장이었을 때』라는에세이집을 발견했다. 김혼비 작가 외에도 여섯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책이다.📚 작가에서 주제로, 주제에서 또 다른 작가로그 책에서 만난 남궁인이라는 의사 작가가 쓴 글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 2025.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