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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이 나는 이유하루 하루 2025. 4. 20. 09:00
“요즘 나, 이상해졌다.”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핑 돌고, 다큐멘터리 한 장면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뉴스 속 남의 이야기였던 비극이, 어느새 우리 가족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울컥.
🎬 드라마, 뉴스, 예능... 감정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에게 없던 일이 잦아졌다.
드라마 보다 울컥, 다큐 보다 울컥, 오디션 예능 보다가도 울컥.
별일도 아닌데 눈가가 촉촉해지고, 가슴이 저릿해진다.집에서 감정이 북받치면 본능적으로 화장실부터 찾는다.
혹시나 아내나 아이들에게 들킬까봐 괜히 헛기침 한 번, 그리고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다.
문 닫고 앉아서 “이건 정상인가?” 생각해본다.
🧬 남성호르몬이 줄어들면 생기는 감정의 변화?
이런 나를 위로해주는 과학적 설명도 있다.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은 줄고,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감정이 풍부해진다는 것.
그럴싸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면 다행이지.
‘원래 다들 이런 거지.’라고 스스로를 달래본다.하지만, 단지 호르몬의 문제일까?
💭 울컥 직전의 그 마음 – 공감이 시작된다
내가 울컥할 때는 늘 공통점이 있다.
“나였어도 저랬을 것 같다.”
“저 감정, 너무 잘 안다.”
그 감정이 마음 한편을 건드리는 순간, 눈물샘이 먼저 반응한다.예를 들면 이런 거다.
어떤 뉴스에서 아동학대나 아동성폭행을 당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 아이가 우리 아이 같아지고,
눈앞이 붉어지고, 분노가 치민다.
그 순간 나는 울버린이 되어 악당을 갈기갈기 찢고 싶은 상상까지 한다.이 감정은 ‘공감’에서 비롯된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이야기가, 이제는 ‘나도 저럴 수 있다’는 삶의 이해로 다가오는 것이다.울컥하는 모습은 보여주기 싫지요.
📦 울컥은 중년의 증거일지도
생각해보면 울컥하는 그 순간들은,
나에게 어떤 경험들이 쌓였고,
그 경험을 곱씹어본 적이 있으며,
그것들이 뇌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그렇다면 울컥하는 중년 남자는
잘 늙어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 필립 로스가 말하길, “노년은 대학살이다.”
물론, 낭만적인 생각만 하긴 어렵다.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Everyman) 을 보면 그런 생각이 흔들린다.그 소설은 젊을 때는 어쩌면 다양한 삶, 다르게 보면 방탕한 삶을 살아온 한 남자가
육체적으로 망가지고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노년을 그린다.그는 노인이 되어서 이렇게 말한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Old age is a massacre.)노년에는 주변도 죽어가고, 나의 신체도 죽어간다.
내가 중년에 들어서며 가장 두려운 건 ‘노화’ 자체가 아니다.
‘쪽팔리지 않게 늙어가기 위한 길’을 잘 찾고 있나? 그 불안이다.
💬 당신도 요즘 자주 울컥하시나요?
공감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삶을 잘 살아낸 흔적’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울컥은 어떤 장면에서 시작되었나요?중년의감정변화 #40대울컥 #남성호르몬감소 #중년남자의삶 #공감능력 #나이듦의의미 #감정이풍부해지는이유 #울컥하는순간 #중년에세이 #에브리맨 #필립로스 #노년은대학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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