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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처음으로 만난 덕후 형
    하루 하루 2024. 8. 26. 00:31

     

    내 제일 친한 친구의 사촌형을 소개받았다.

    술한잔 사주시겠다는 껀수 였는데,

    내 친구는 재수를 했던 터라, 나는 대학교 2학년때 처음 그 형이랑 술을 먹었다(고 하자)

     

    고등학교 때도 

    참 뭐를 많이 사주셨는데, 

    이상하게 그때는 고2가 되었다고 한잔하고 뭐 그러던때다.

     

    근데 그 형 방에 가면 벽장 한가득 게임이 가득 차있었는데,

    네오지오, PC게임 등등 해서 정말 가게를 차려도 될 정도였다.

     

    나는 그 형네 가면 게임을 하나씩 해보고 복사해오는 것이 일이었는데

    그 때 형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두세시간씩 흘러가는 시간이 참 편안하고

    좋았달까.

     

    사실 복사해간 게임을 끝까지 한건 별로 없었다.

    가끔은 게임 복사하러 가서 한잔 하러 나가기도 하고

    형의 연애사 (형은 연애쪽으로는 참 스킬이 부족했다)를 듣느라 밤 늦게 가기도 했다.

     

    그 형이 게임을 모았던건 당연히 그 시대를 휩쓸었던 일본 게임이었고,

    그래서인지 형 방에서는 항상 일본 노래가 틀어져 있었는데

    별 감흥없이 BGM으로 들어서 뭔지 모르고 지나갔다.

     

    근데, 유튜브에서 어떻게 나를 알았는지

    일본 음악이 몇개 떴는데 그 중에 하나가 너무나도 형 방에서 많이 들었던

    Zard의 음악이 아니던가. (Zard도 까먹었다가 유튜브가 다시 알려줬다.)

     

    다시 들으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은 분명히 아니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형이랑 낄낄 거리면서 게임 복제를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했던 과거로

    돌아가버렸다.

     

    그 형은 이제 미국에서 직장을 잡고 살고 있고,

    나는 이제 한국에서 게임이랑은 완전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형이랑 뻑이가서 들었던 왕정문의 파이널판타지 OST를 

    형이 한국 오면 같이 좀 들어야 겠다.

     

    인생에 덕질은 한번은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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